황홀한 시간여행, 그리고 파리 : 미드나잇 인 파리

2021. 6. 30. 01:19소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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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워낙 감성이 충만하기도 하고 낭만이라는 단어 자체를 사랑하는 내가 어떻게 이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까?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 포스터 한 장 만으로도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가 유명한 데는 이유가 있다. 파리지앵인 남자 주인공, 과하지 않은 아름다운 파리의 설정. 이 모든 게 절제되었음에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기에는 충분했다. 중간중간 조연으로 나오는 익숙한 얼굴의 배우들까지. 청량한 여름밤 이 영화를 보면 나도 모르게 파리의 밤을 걷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영화에 출현하는 역할들이 우리에겐 익숙한 예술인들이라는 게 참 재미있는 요소다.

 

 

 

미드나잇 인 파리

감독 : 우디 앨런
출연 : 오웬 월슨, 마리옹 꼬띠아르, 코리 스톨

 

 

사실 이 영화의 주연들은 따로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주연들을 메인으로 뽑았다. 저번에 리뷰했던 영화 <원더>에 나왔던 오웰 월슨.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에 꼬박꼬박 도장을 찍는 배우다. 오웬 월슨의 담백하면서도 특유의 표정, 말투, 그리고 분위기까지. 진지하지만은 않은, 약간의 유머러스함과 억울함이 담긴 마스크도 참 재미있다.

 

2021.06.13 - [영화] - 작은 소년의 위대한 한걸음 : 원더 (WONDER)

 

그리고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배우인 마리옹 꼬띠아르. 하.... 그녀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모에 여자인 나도 반했다. 나의 인생 영화인 <인셉션>의 주연으로 출연했던 마리옹 꼬띠아르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사실 이 영화의 주연엔 레이첼 맥아담스도 포함되어있지만 내 기준 이 영화에서 그다지 중요한 역할은 아니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사진을 빼버렸다. 그래도 사랑합니다. 레이첼 맥아담스.

 

또 다른 주요 인물인 코리 스톨은 헤밍웨이의 역할로 나오는데, 이분도 조연으로 출연한다 나오지만 짧은 출연에도 불구하고 기억 속에 남는 인물인 건 분명하다. 그리고 나름 비중 있다고 생각(사실은 분위기와 외모가 너무 멋있게 나와서)해서 넣어봤다. 그리고 사람은 역시 머리숱이 참 중요한 듯.

 


 

낭만을 꿈꾸는 예술가 길(오웬 월슨)과 부르주아 현실주의자인 약혼녀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

 

이네즈 아버지의 외국 출장에 따라 파리에 놀러 온 두 사람은 파리를 대하는 시선이 완전히 다르다.

비 오는 거리, 로맨틱한 동네. 화가 모네가 걸어 다녔던 호수까지. 이 모든 낭만을 사랑하는 길은 미국에선 잘 나가는 영화 대본 작가이지만 그 모든 것을 버리고 파리에 오고 싶을 만큼 파리의 분위기에 흠뻑 취해버렸다. 하지만 그와 반대인 이네즈. 미국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그녀는, 파리로 이사오자는 길의 말을 가뿐히 무시한다.

 

 

파리를 여행하던 중 우연히 만난 지인 폴과 캐롤. 아는 것 많고 잘난 체 하길 좋아하는 폴이 매우 못마땅한 길은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싫어하지만, 이네즈는 폴에게 소설에 대한 조언을 구해보라고 한다. 

 

하지만 폴과 이네즈는 길에게 도움을 준다기보다 놀리기에 바쁘다. 현실적이지 않은 꿈에 젖어있는 몽상가 취급을 하며 그만 벗어나라고 하지만 길은 그들이 못마땅하기만 한데. 이어지는 술자리에 먼저 벗어난 길은 정처 없이 길을 헤매다 밤 12시가 되고, 지쳐있던 길은 우연히 오래된 택시를 발견한다. 파티가 있다며 길을 끌고 가는 사람들.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지만 즐겁고 흥겨워 보이는 그들을 따라간다.

 

그리고, 영화 같은 마법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황금시대'로의 시간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책에서나 만날 수 있던 스콧-젤다 부부, 헤밍웨이, 피카소, 달리. 길이 그토록 원하던 '황금시대'.

 

그때로 시간여행을 간 길을 도무지 이 사실이 믿기지 않고. 작가들과 작가다운 이야기를 나누며 길은 깊은 감명을 받는다. 그리고는 자신도 소설가라 소개하며 헤밍웨이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기 위해 원고를 챙기러 집으로 돌아가지만, 어느 순간 현대시대로 돌아오게 된다. 

 

 

다음 날이 되고, 어제 있었던 일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길은 이네즈를 데리고 어제 택시를 탔던 그 장소로 향한다. 시간 여행을 했다는 길의 손에 이끌려 택시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12시가 되기 전 집으로 돌아간 이네즈. 그리고 다시 혼자 남은 길의 앞엔 헤밍웨이가 탄 택시가 다시 그의 앞에 나타나는데.

 

 

좋은 글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진 스타인에게 길을 데려가고, 그의 원고를 맡기며 책을 평가해 달라 부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길은 자신의 운명 같은 상대를 만난다. 바로 피카소의 내연녀인 아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였다. 샤넬에게 의상 공부를 하러 온 그녀는 파리에 빠지게 되었고, 이곳에 남아있게 된 것,

 

 

아드리아나의 주체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빠져버린 길은, 점점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이네즈와는 다르게 자신의 생각과 취향, 삶의 방향을 이해해주고 동조해주는 아드리아나와 대화하는 것도 즐거운 길.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사는 것이 아닌 불확실한 존재인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사랑하는 파리에 남기 위해 길은 어떤 선택을 할까. 주체할 수 없이 끌리는 존재 앞에서 그는 아무런 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한다. 이 영화는 경험하지 못한 과거에 대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해서 보여준다. 사실 나와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많은 길이라는 캐릭터에 많은 공감을 한다. 나도 과거에 대한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경험하고 싶고, 동경하기도 한다. 

 

느린 것을 좋아하고 약간은 촌스러울 수 있는 설정, 옛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빈티지까지. 내가 원하는 삶이 바로 파리에 있다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그곳으로 달아나고 싶다. 가본 적도 없는 파리를 그리워하게 되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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