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2. 00:52ㆍ소개/영화
지금껏 코미디 영화를 많이 봐왔지만 이렇까지 현웃이었던 영화는 별로 없었다. 언제 처음으로 본 영화인지 기억도 안 나지만 그날 이후로 매번 TV에서 나올 때마다 챙겨본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면 지금 같은 영화 플랫폼이 없던 시절엔 신문에 나온 편성표를 보며 하루에 볼 영화들을 체크해 놓고는 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적혀있을 때마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확실히 여장남자라는 소재는 도저히 웃기지 않고는 못배기는것 아닐까? 나온지도 꽤 된 영화지만, 여전히 웃고 싶을 때마다 찾는 영화 중 하나인 <화이트 칙스>. 글을 쓰는 지금도 보고 싶다.
화이트 칙스 (2004)
감독 :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
출연 : 숀 웨이언스, 마론 웨이언스
오... 포스팅을 하면서 안 사실인데 감독부터 배우 두 명까지 전부 형제였다니. 그래서 주인공끼리 찐캐미를 발휘할 수 있었던 건가? 두 배우는 딱히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나마 내가 아는 영화는 <무서운 영화>, <레퀴엠> 정도?
일단 웨이언스 형제가 주연을 맡아서 참 다행인 게 연기를 감칠맛 있게 잘됐다. 보는 내내 그들의 능청스러움에 웃느라 눈물이 다 났다.
케빈(숀 웨이언스)과 마커스(마론 웨이언스)는 형사이다. 특히 위장술에는 매우 뛰어난 그들은 잠복근무가 특기. 일은 열심히 하지만 사고만 무진장 치는 그런 콤비. 물론 위에서는 좋아할 리 없다. 피 튀기는 액션이 가득한 현장을 좋아하는 그들이지만 반장은 그들을 이라크로 보낼 것이라며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지시를 한다.
그러다 팀에 한 가지 사건이 배정된다. 세계적인 부호인 윌슨과의 자매가 납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 그리고 윌슨 회장은 형사들에게 자신의 딸들을 무사히 호위할 것을 부탁한다. 성질 더럽기로 유명한 윌슨 자매를 맡을 형사는 아무도 없었으니, 어쩔 수 없이 케빈과 마커스가 맡기로 한다.
그렇게 둘을 데리고 무사히 호텔로 도착했어야 하는데! 뜻밖의 교통사고로 윌슨 자매의 얼굴엔 상처를 입고, 도저히 그런 몰골로 돌아다닐 수 없다는 그녀들. 이대로면 둘은 형사 인생 끝장이다. 어쩔 수 없이 여장을 하고 호텔로 들어가는 둘. 그 후부터 엉망진창 코미디는 시작된다.
누가 봐도 기괴한 얼굴의 두 명이지만, 아무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는 게 참 신기하다. 갑자기 커진 키에, 두꺼워진 이목구비. 그리고 괴상하게 올라간 목소리까지. 보는 내내 그들의 흑인 소울과 간드러진 웃음소리가 보는 내내 웃음코드를 만들어낸다.
특히 마커스가 웃을 때마다 코가 찡긋하는 게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특히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마다 하는 행동들이 아주 기가 막힌다.
함께 쇼핑하러 간 상황에서 안 맞는 옷을 끼여 입느라 고생하고, 차 안에서 소녀틱한 노래보단 흑인 감성의 노래에 흥이 나는 이들의 여장 생활은 점점 힘들어진다. 하지만 자신의 가방을 훔쳐간 소매치기를 멋지게 제압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쿨한 그녀들을 더욱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겉으로는 세상 여성스러운 척을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힙합 정도는 갖고 있는 게 여자들이지 않나?
사진만 봐도 고통이 느껴진다ㅋㅋㅋㅋㅋ
한편 레알 월슨 자매들의 천적인 벤더 겔드 자매. 앙숙인 둘은 어떻게든 월슨 자매를 골탕 먹일 생각을 한다. 엄청난 부자인 애들끼리 싸우는 것도 낙찰 경매 몸값으로 누가 더 많이 받나인데... 보는데 참 현타 온다.
것보다 둘은 거의 헬창인 듯. 성난 마른 근육들이 참 멋지네.
그렇게 거구의 흑인 남자인 라트렐과 낙찰 데이트를 하게 된 마커스의 얼굴도 웃기다. 거의 끌려가다시피 한 데이트에서 마커스는 극강의 공포를 느낀다. 게다가 마커스는 유부남이기까지 한 상황이라, 그의 와이프는 마커스가 언제나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고 있는데. 퍽 난감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대놓고 웃기려고 만든 영화인 <화이트 칙스> 예전과 지금의 웃음 코드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고전 유머의 정석을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웃고 싶을 때 보기 좋은 코미디 영화 <화이트 칙스>. 요즘 같은 우울한 시대에 <화이트 칙스>를 보며 웃음폭탄 한번 맞는 건 어떨까 싶다.
<화이트 칙스>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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