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 인턴 (2015)

2021. 6. 21. 00:40소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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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평균 수명은 약 80세. 그 긴 시간 동안 가슴을 뛰게 해주는 일을 찾기란 쉽지 않다. 거기다 자기 자신을 계속해서 성장시킬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으려 노력하는 것은 더 어렵다. 나는 정말 엄청난 귀차니즘이지만 나름의 철학이 있는데,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성장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배우는 걸 중요시 여긴다. 비록 그 무엇인가가 내 직업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고작해야 취미생활정도라도 할 지라도 말이다. 그만큼 사람은 자아실현의 욕구를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셈이다.

 

 

인턴

감독 : 낸시 마이어스
출연 : 로버트 드 니로, 앤 헤서웨이
상영시간 : 121분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 진짜 신기한(?) 아니 신선한 조합이다. 로버트 드 니로는 대배우 중 한 명이다. 본 적은 없어도 그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대부>의 주연으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연기해왔다. 솔직히 본적은 몇 번 있겠지만 이 배우가 로버트 드 니로인지 몰랐다.

하지만 앤 해서웨이는 딱 내 나이 때의 탑스타다. 하이틴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에 주연으로 나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그 후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브로크백 마운틴>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등에 출연. 비록 <브로크백 마운틴>에선 그냥 조연으로 나왔지만 좋아하는 영화라 살짝 끼워 넣었다. 벌써 포스팅할만한 영화 4개에 앤 헤서웨이가 주연으로 나왔다는 뜻이다.

 


 

 

이제 막 70대를 맞이한 주인공 벤. 그는 몇십 년 동안 다니던 전화번호부 출판사를 은퇴하고 소일거리를 하며 살아간다. 3년 반 전 아내를 잃은 후 여러 취미생활도 가져보고 세계여행도 다녔지만 곧 지루함을 느낀다. 그렇게 매일 아침마다 스타벅스에 가서 사회 구성원이 된 듯한 느낌이라도 가져보려 하지만 그건 잠시일 뿐. 삶의 허무함을 느끼던 벤은 어느 회사에서 고령 인턴을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 결심을 한다.

 

자신의 텅 빈 마음을 채워줄 방법을 찾은 것이다.

한편 벤이 인턴 생활을 꿈꾸는 회사의 대표인 줄스.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이 220명이 될 정도로 성장시킨 그녀는 완전 워커홀릭이다. 언제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며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일을 하는 줄스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

 

회사 내부에선 자전거를 타며 시간을 절약하고, 옷이 잘못 배송된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하는 등 일반 대표 같지 않은 수평적인 관계를 갖고 일에 임하는데.

그렇게 고령 인턴 채용에 최종 합격한 벤은 줄스의 아래로 배정받는다. 하지만 평소 부모님과의 사이도 안 좋을뿐더러 나이가 많은 사람과는 맞지 않았던 줄스는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놓고,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은 채 내버려 둔다. 그렇게 벤의 출근 첫날은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를 키는 방법을 배우는 것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벤은 줄스의 운전기사가 근무 중 술을 먹는 것을 목격하고, 그에게 운전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대신 하루 동안 줄스의 운전기사가 되어주는데. 평소 차를 타도 잠을 못 자던 줄스는 벤의 편안한 운전실력과 빠른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마음에 들어하며 새 운전기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관찰력이 깊은 벤의 모습에 줄스는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고 부서를 바꾸라고 지시하지만, 그날 저녁 벤과의 즐거웠던 대화를 하고 난 후 생각이 바뀌며 벤에게 다시 자신의 곁에서 비서일을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물론 벤은 줄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며 기분 좋게 승낙을 한다.

 

 

그 후 벤과 줄스는 친구가 된다. 아직 회사 운영 경력이 부족한 줄스는 언제나 벤에게 자문을 구하고, 벤은 친절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줄스에게 힘이 되어준다.

 

그러던 중 어바웃 더핏 회사의 주주들이 전문 CEO를 따로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줄스는 이러한 상황들에 괴로워한다. 자신이 세운 회사이고, 일을 하는 것을 너무 사랑하지만 그로 인해 가족들이 외로워한다는 사실 또한 무시할 수 없었던 것. 게다가 남편이 딸의 유치원 친구 엄마와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 모든 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책망을 한다. 그리고 벤은 결코 그 모든 것이 줄스때문이 아님을 짚어주며, 그녀에게 필요한 건 휴식이라며 잠시 일을 줄여보는 게 어떠한지 권유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운명이었나 보다. 줄스의 남편은 줄스가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사랑하는 회사 CEO에서 물러날 생각을 알게 되고, 바로 사과한다. 솔직히 바람 폈던 남편을 용서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너무나 사랑하는 가족이기에 줄스는 용서를 한다.

 

그리고 다행히 CEO는 줄스로 남기로 한다. 아직은 이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줄스이고, 그만큼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을 확률도 높다는 것. 

 

 

1년 반 전에 혼자 창업해서 직원 220명의 회사로 키운 게 누군지 잊지 말아요.


관심 어린 시선으로 줄스를 도와주고, 삶의 화살표를 분명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친구 벤. 이 영화를 보면 나도 벤과 같은 사람이 곁에 있다면 스스럼없이 친구 같은 조언자를 얻은 기분이겠지. 하지만 현실에선 줄스만 있을 뿐 벤같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나이가 들었다며 젊은이보다 더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 없이 배우려는 자세에 임하는 벤의 모습은 앞으로 만들어야 할 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사실 젊은이보다는 이제 노령으로 접어드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영화이다. 나도 모르게 변해가는 (꼰대로 변해가는) 나의 모습을 알아차리고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영화 <인턴>은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하니, 꼭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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