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6. 00:49ㆍ소개/영화
INTRO
개인적으로 뮤지컬스러운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유명한 <레미제라블>, <맘마미아!>등은 나에게 그닥 즐거움을 주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와중에 재미있었던 영화는 <위대한 쇼맨>, <미녀와 야수>였다. <미녀와 야수>는 애니메이션으로 거짓말 조금 보태서 20번은 본 너무 소중한 디즈니영화이고, <위대한 쇼맨>은 OST와 영상미가 완전 내타입이었기에 정말 즐겁게 관람했다. 이 <라라랜드>도 상영하자마자 봤었지만 처음 10분만에 모니터를 껐던 기억이 난다. 으, 완전 내타입 아니야. 그리고 3년이 흘러 진짜 심심했었던 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이 영화를 잔잔하게 깔아놓고 게임이나 하려고 했었는데, 영화의 마지막 10분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다. 아, 이 영화는 마지막 10분을 위해 존재하는 영화였다.

라라랜드 (2016)
감독 : 데미안 셔젤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러닝타임 : 128분


라이언 고슬링.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영화로는 <노트북>이 있다. 나온 영화는 꽤 많지만 안타깝게도 아는 영화가 별로 없다. 나같은 경우는 <라라랜드>를 먼저 보고 <노트북>을 봤는데 별로 안되는 필모 가운데 유명한 영화가 두개나 있는게 참 성공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라라랜드>의 세바스찬 역이 더 찰떡이었던 것 같다. 선한 눈동자 안에 신기하게도 열정이 담겨있는 눈빛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영원한 엠마. 정말 좋아하는 영화들에 다수 출연하셨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TOP5안에 드는 <헬프>와 <스파이더맨>시리즈에 주연으로 나온 배우. 특히나 언행이나 행동이 참 바른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는 배우이기에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간다.

작은 커피숍에서 일하며 배우의 꿈을 가진 미아(엠마 스톤)은 언제나 그렇듯 오디션을 준비하며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사람이다. 늘 오디션에 떨어지지만 언젠간 붙을 것이고, 배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 그녀. 그러던 그녀 앞에 미아와 똑같은 한 남자가 나타난다.
바로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재즈의, 재즈에 의한, 재즈를 위한 삶을 가진 그는 멋진 재즈클럽을 운영하고 싶은 꿈을 갖고있는 청년이다. 자신이 일하던 재즈 클럽이 삼바카페가 되고 그는 크게 상심하며 자신만의 재즈 클럽을 갖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비록 누군가에게 내세울 만한 뚜렷한 직장은 없지만 이 둘은 그 누구보다 빛나며 살아가고 있다.

비록 첫 만남은 크게 좋지 않았지만, 각자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 모습이 서로를 빛나 보이게 한다. 그렇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재즈를 좋아하지 않던 미아는 재즈를 사랑하게 되고, 연극에 별 관심이 없던 세바스찬도 미아의 오디션 준비를 열심히 도와주는 등 서로에게 동화되어 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꿈'만으로는 살 수 없는 현대사회. 이 둘의 행복했던 나날들은 오랫동안 이어져 가지만은 않는다. 뚜렷한 직장 없이 이곳, 저곳에서 키보드를 두들기던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조금 더 당당한 남자가 되기 위해 원하지 않던 밴드에 들어간다. 그곳은 '재즈'는 없었지만 인기와, 돈이 있었고 세바스찬은 현실과 꿈 사이에서 타협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미아는 아니었다. 그녀는 세바스찬의 조언을 받아들이며 오디션은 그만두고 자신이 직접 각본, 연기를 맡은 1인극에 도전하며 한층 더 성숙하게 꿈에 다가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자신과는 다르게 변해버린 세바스찬의 모습에 당황한다.

꿈과는 거리가 먼 밴드공연을 이어가는 세바스찬에게 실망한 미아.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모습에 대한 화는 미아를 향해 쏟아지며 내뱉어서는 안될 말까지 건네며 둘의 사이는 최악으로 내딛는다.
게다가 1인극까지 엉망으로 끝내버린 미아는 모든 것을 던져버리며 세바스찬의 곁을 떠나게 된다. 늦은 후회는 정말 늦은것. 미아가 떠나버리고 일자리까지 내팽겨쳐버린 세바스찬. 그러던 그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미아의 오디션 통과에 대한 내용을 건네받은 세바스찬은 고향으로 내려간 미아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리고.

더이상은 연기를 할 힘이 남아있지 않다는 미아에게 다시 한번 용기를 주며 그녀가 오디션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 아주 오랜 기간동안 이곳을 벗어나는 미아. 그리고 그 둘은 이별을 직감한다. 하지만 이 순간이 이별같지 않다. 각자의 꿈이 다시 빛나기 시작하는, 소중한 시작이기 때문.
미아는 다시 한번 연기를 할 수 있는 찬스를 얻게 되고, 세바스찬은 다시 한번 자신의 꿈을 되찾고, 걸어나가야 할 길을 재정비한다.

난 당신을 계속 사랑할거야
헤어지는 순간에도 서로를 계속 사랑하겠다고 말을 해주는 이 사랑스러운 커플. 그들은 그렇게 꿈을향해 다가가며 이별을 맞는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둘은 다른 장소에서 각자 꿈을 이룬 채 만나게 된다.
다시 만나는 이 순간은 절대 키보드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이 순간, 마지막 10분을 위해 이 영화는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들은 비록 이별했지만, 행복하다. 꿈을 이룬 빛나는 두 별이기 때문일까.
내가 왜 이 영화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지 못했을까. 그동안 버린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나에게는 엄청난 타격감을 준 영화였다. 마지막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많은 그리움과, 아쉬움, 사랑, 그리고 행복이 느껴지는 듯 하다.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행복하지?'라고 말하는 듯한 세바스찬과, 그러한 그에게 미소로 대답하는 미아. 둘의 영화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닌 영화인데 재미있는 이유는 이 영화가 주는 명확한 '주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감독은 그저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진부한 사랑이야기만 담고 있는 영화였다면 관람객들에게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난 빛나는 청춘들에게 바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을 살다보면 꿈을 버리고 현실에 타협하는 많은 원석들이 살아가지만, 그 꿈을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다가가려고 한다면 언젠가는 닿게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을까? 라는 메세지를 건데는 듯한 영화. 그리고 인간이라면 갖고있는 '만약 ~했었 더라면'이라는 상상을 넣어 완벽한 피니시를 만든다. 정말 나무랄데 없는 완벽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취향이 아니더라도 꼭 봐줬으면 좋겠는 영화. 딱 2시간만 투자한다면, 이 영화 내취향 아닌데 그래도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테니까.
2021.06.12 - [소개/영화] - 타임슬립, 그리고 순수한 사랑이야기 : 어바웃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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