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더 퍼스트 : 소년만화의 왕좌가 돌아왔다. 오랜만에 추억이 되살아나는 그리운 영화

2023. 1. 29. 02:23소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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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슬램덩크는 내 인생만화 탑3안에 드는 명작중의 명작이다. 중학생때부터 정주행만 10번은 기본, 최애캐는 윤대협. 한때 만화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들은 스캔해서 종이로 소장하고 있었을 정도로 말이다. 옛 문구점에서 우연히 구매했던 슬램덩크 6공다이어리를 잃어버린게 일생 일대 최대의 실수랄까.. 어쨋든 너무 오래된 만화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추억속의 만화로 자리잡은지 거진 20년. 맨 처음 티저영상을 봤을 때 설마 영화로 나오는 건가 싶었는데 진짜로 나올줄이야.

당연한 일이었다. 예매를 하고, 영화를 보는것. 중간 중간 경기를 뛰는 녀석들을 보다 눈시울을 적신것을 남자친구에게 보이기는 조금 부끄러웠다. 완벽한 영화가 아닌, 추억으로 보는 영화였다.


영화스틸샷

이 <슬램덩크 더 퍼스트>은 송태섭의 시점으로 이루어진다. 경기는 만화 내 마지막 경기였던 산왕공고전. 거기서 훌륭히 서포트를 했던 송태섭의 어린시절과 경기 전반적인 내용을 주로 다룬다. 알지 못했던 송태섭의 과거와 가족이야기, 송태섭에게 농구란 어떤 의미인가 등등.

영화스틸샷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 작가가 이 이야기를 만화책에 실을 예정이었을까?' 였다. 슬램덩크를 아는 독자들은 알고있겠지만 이 만화는 갑자기 끝났다. 만화책 내내 스포트라이트로 나왔던 캐릭터들이 있었다. 지학의 별 마성지, 명정공고 김판석, 대영고 이현수 등등(생각나는 캐릭터는 이정도). 게다가 내 원픽인 윤대협도 너무 덜나온 상태였는데...그의 매력은 충분히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고!!

듣기로는 출판사와의 소원한 사이로 인해 갑자기 연재를 종료했다고 한다. 하...오래했다면 더 크게 성장한 강백호를 볼 수 있었을텐데.

영화스틸샷

뭐 아무튼. 더 많은 에피소드를 보고싶었던 우리의 마음을 감독이 알아준걸까? 이렇게 영화로 나와주다니요... 이번은 더 퍼스트니까. 세컨드도, 3rd, 4th도 다 나와주는거겠죠??후후...

****** 여기서부터는 스포있음 *****

영화스틸샷

송태섭은 팀 내에서 드리블과 볼 운반을 전반적으로 돕는 포인트가드 역할. 그리고 상대는 역사상 가장 많은 승리를 얻은, 명실상부 고등 농구부팀 1위인 산왕공고다. 그리고 당연히 그의 적수 또한 no.1 가드. 송태섭은 키도 작고 힘도 약하다. 그에게 남은건 드리블과 볼 운반력, 그리고 빠른 상황판단력.

영화 스틸샷

이 산왕전에서 송태섭의 리더로서의 기질이 나타난다. 신현철에게 이리저리 치이고 있던 채치수를 대신해 게임을 운영하는 송태섭의 능력이 아니었다면 북산은 분명히 졌다.
이 게임 내에서 그나마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게임에 임한건 이명헌, 신현철, 송태섭 뿐. 송태섭이 이 후 주장을 맡는건 당연한 일.

영화 스틸컷

주인공이 송태섭이다 보니 본투비 주인공이었던 백호는 정작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씬스틸러로써 활약했다. 백호 특유의 엉뚱한 점과, 만화책에서 나왔던 웃음포인트들을 적절하게 잘 넣어서 만화를 재미있게 만들어준 녀석. 굳이 필요가 없는건 알지만, 백호가 주인공으로 한번 더 애니화해서 극장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는 나의 영원한 천재니까.

아, 갑자기 생각난 아쉬운 점. 더빙버전 성우진분들. 정말 유명하신 분들이 많이 나오셨고 실력도 뛰어났지만 미스매치였다. 특히 신현철... 누가 캐스팅했는지 모르지만 신현철은 방정맞은 캐릭터도, 가벼운 캐릭터도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채치수와 비슷한 톤을 가진 성우분을 매치했어야 했다. 일본애니는 일본인이 연기한걸로 보도록 하자...

영화 스틸샷

어디서 봤더라. 정대만이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1위라고 하던데. 쉽게 포기하지 않는 남자 정대만. 정대만 또한 산왕전의 일등공신중 한명이다. 이녀석의 3점슛이 없었다면 점수차는 절대 줄이지 못했을 듯. 근데 개인적으로 그닥 매력적이게 다가오지 않았던 캐릭터. 아마 연재가 조금만 더 길어졌다면 슈터로서의 재능을 더 보여줬을 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워낙 체력이 방전되기도 했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컨디션. 그 두가지때문에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듯 하다. 근데 2년동안의 공백기를 한번에 넘어버리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긴 한다.

영화스틸컷

제일 못나온 서태웅. 얼굴도 세상 어둠을 다 덮은듯 한.. 비중도 굉장히 적었다. 뭐, 워낙 말도 없고 정우성이랑 1on1대결이 아닌 이상 산왕전에서 그닥 활약은 못한것도 있다. 능남전과 풍전전. 그 두편에서 많이 나왔으니 서태웅 주인공 버전은 거기에서 나오려나.

무튼 이번 <슬램덩크 더 퍼스트>에서 서태웅은 별로였다.

영화스틸컷

가장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채치수. 신현철에게 사로잡혀 멘탈이 나간데다가, 그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 변덕규의 등장씬이 잘려버려서 갑작스러운 정신차림으로 영화에선 보여진다. 솔직히 변덕규가 무써는건 나와줬어야 했다. 영화 중간중간 흐름을 끊으면서까지 굳이 넣을 필요가 없었던 송태섭의 회상신은 빼서라도 말이다.

영화스틸컷

송태섭은 내가 개인적으로 호감을 가진 캐릭터다. 불같지만 늘 긍정적이면서도 묘하게 침착하고 이성적인 그런 녀석. 그에게도 한구석에 어두운 과거가 있다는게 새삼 놀라웠다. 그리고 그걸 풀어준 감독님에게도 감사한다.

만화책 이미지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진짜 송태섭이 만화책에서도 2개를 꼈는지 확인했는데 실제로 끼고 있었던걸 보니, 만화책으로 언젠간 풀어줄 과거이야기이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스틸컷

넘버원가드가 언젠간 될것같다. 분명 우리가 보이지않는 만화의 뒷편에서는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의깊게 보지 않았던 송태섭의 플레이에 찔끔 눈물도 났다. 저력을 보여준 송태섭에게 박수를. 그리고 몇년 뒤, 미국에서 서로 만나 플레이하는 정우성과 송태섭에게도 박수를. 근데 정우성과 송태섭은 좀 뜬금없구만... 서태웅은 국대하느라 안넣은건가?

무튼 아깝지 않았던 시간. 포스터를 구하고싶었는데 이미 다 나가버렸다. 개인적으로 사야하나 고민중인데,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포스터가 나오지 않을까?
이 <슬램덩크 더 퍼스트>를 온전히 이해하고 싶다면, 영화를 보기 전 만화책을 봐주기를. 시간이 없다면 영화를 본 후라도 꼭 봐주기를 바란다. 소년만화의 왕좌는 <슬램덩크>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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